2017년 7월 29일 토요일

아침을 먹으며 아빠께서 신문 기사를 읽는다 - 불필요한 차별을 막기 위해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지 않도록 장려했더니, 사진관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생계 위협이라며 들고 일어났다는 것. 깎던 과일을 계속 깎으며 가만 있었다. 왠지 모르게 공감이 잘 안 됐다. 엄마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게 꼭 생계 위협이라고 해야 하나...? 예상했던대로 아빠는 불도저식 답변을 내놓았다. "뭐가, 그럼 민노총 걔들이 그러는건 생계 위협 때문이고 이건 아니야?"

"민노총 걔네들"은 누구인가. 예컨대 최저임금 인상이라든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주장하는 등 일상의 광범위한 투쟁들을 가리키는, 자칭 '보수'라는 사람들의 빗나간 용어일 터. 이들과, 사진관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생계 위협'에 반응하는 사람들이라는 데서 다르지 않다는 아빠의 지적은 정당한 걸까. 두 집단이 매일매일 살아가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을 테지만, 이들이 마주한 문제의 성격 또한 같다고 할 수 있을까. 나를 위한 싸움이 있고, 더 큰 구조의 변화를 지향하는 싸움이 있다고 한다면,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지 않음으로써 차별을 줄여 보자는 취지를 자신의 생계 위협을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어떤 싸움에 속하는가? 그리하여 이들이 "민노총 걔네들"과 다를 수 있는 가능성, 나아가 민노총 혹은 생계 위협 너머의 구조에 대항하는 싸움을 "걔네들"의 문제가 아닌 아빠와 나 모두가 발 딛고 서 있는 이곳의 문제일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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