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8일 금요일
충북도서관 어린이 열람실. 책이 참 많고, 좋은 책들은 더 '많다.' 책을 마주들자마자 바닥이고 책꽂이 사이이고 가리지 않고 앉아 읽기 시작하는 아이의 마음은 공무원 아저씨의 "너 뭐하는 거야, 책상에 가서 앉아 읽어." 한 마디에 멋쩍어진다. 아, 여기는 한국... 하긴, 어린이 열람실에 들어오기 전에 영유아 열람실에 가서 그림책들 좀 보려 했더니 유치원생이 아니면 나가라고 하지 않았던가. 고개를 돌려 책상에 앉은 아이들을 보니 대부분이 학습만화를 읽고 있다. 책꽂이에도 너덜너덜하게 읽힌 책들은 거의 다 학습만화다. 학습만화 그 자체는 아니어도, 학습만화'만' 읽는다면 그건 문제일지도 모른다 - 모든 것이 과잉이어서 문제 되는 세상. 방향을 틀어 나는 아이들 손이 드물게 닿은 책들 사이를 한참 누볐다. 철퍼덕 앉아 책을 읽다가 결국 나도 한 소리 들었다. 미국에서는 영어권 작가들 책 위주였다면 여기는 다른 언어권의 좋은 어린이책들도 많이 번역되어 있다. 과연 한국 아이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을까, 궁금하다. 국내 작가들의 책들은 한국의 유년기가 지닌 여러 꼭지들을 다양하게 담아내고 있다. 학교, 동네, 집안, 시골과 도시, 친구 관계들.. 이 많은 좋은 책들 - 이들을 쓰고, 그리고,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예전에도 지금도 묵묵히 있어 왔다. 지금의 아이들은 잘 자라고 있는 걸까? 책 한권 한권에 담긴 진심과 정성이 아이들에게 온전히 뿌려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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