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7일 토요일

누구도 나를 찾지 않을 것이 (거의) 분명한 어떤 공간을 물리적으로 점하는 것. "혼자 있음"을 정의하자면 이렇다. 그리고 이를 하루 중 단 얼마간 동안이라도 확보하는 것이 내게 중요한 것인가 보다. 나 이외의 다른 누군가와 한 공간에 하루종일 지내게 되면, 어느 시점에 틀림없이 찾아오는 간절함이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혼자 있고 싶어진다. 나 외에는 다른 주체 (agent) 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 그리하여 내 안에서 흘러가는 의식의 상태 -그 내용이든 형태가 무엇이 되었든- 에 따라 내가 부유를 하든 혹은 방향성을 지닌 채 움직여 나가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상태. 그래서 때론 타인들만이 앉아 있는 집앞 까페로 나와야 할 때가 있다.장을 보고 와 작은 트러플과 커피 한잔을 시킨 중년의 아줌마, 새 옷이나 신발이 들어있을 판판한 쇼핑백 두개를 옆자리에 두고 앉아 새 핸드폰에 예전 핸드폰의 전화번호 목록을 일일이 적어 넣고 있는 사람, 나처럼 노트북에 눈을 박고 있는 사람. 타인들 - 나를 모르는 혹은 나를 모르기로 되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비로소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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