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29일 일요일

엄마는 아저씨야

은수가 요즘에는 줄거리가 있는 짧은 이야기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가상'의 상황은 '실제' 일상의 줄거리와 오버랩되면서, 이야기속 많은 요소들이 현실로 넘쳐흐르고 있다. 어제는 "빨간 망토 아가씨"를 갖고 오더니 마지막 장면에서 늑대를 '떼려주는' 나무꾼을 가리켜 나라고 하는데 놀랐다. 케이프타운에 오고 나서 외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엄마' 역할은 외할머니께서, 나는 아마도 '아빠' 같은 남성적 존재로 보이기 시작한게 아닐까. 사냥꾼 아저씨가 되어있는 나는, 그토록 멀어지고자 했던 '육아에 방관하는' 남성성의 일부를 체득한게 아닌가 순간 뜨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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