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일 수요일

하루하루 은수가 말이 늘어가고, 아이가 매일 새로운 것을 할줄 알게 되는 것에 익숙해져감을 느낀다. 경이롭고 또 뿌듯한 이 순간들은 그러나 은수가 청소년기를 지나면서부터는 매우 드물어질 것이다. 생애 첫 10년 가까이는 적어도 가시적인 성취들로 가득차 있어, 부모로 하여금 '곁에서 지켜보는 즐거움'에 익숙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시간은 안타깝게도, 그 이후, 열여덟, 열아홉, 그리고 뜨거운 이십대로 진입해들어가면서부터 더이상 갈곳 모른채 정체/지체되어있는 (듯한)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자세를 준비시켜주지 않을 것이다. 어느새 나처럼 말하고 나처럼 이세상의 이치를 그런대로 받아들이는 듯 살아가는 '어른' 은수를 바라보게 될 즈음, 바로 지금의 나처럼 멈춰서서 "어디로? 그리고 어떻게?" 를 묻고 있을 29살의 은수를 부디 낯설게 바라보게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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