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일 월요일

해가 질때까지 창문을 열어 두고 있었나보다. 거실에 불을 켜고 앉아 있으려니 나방 한 마리가 부랴부랴 날아 들어 와 거실과 부엌을 누빈다. 크기도 찻받침 만한 게 크고 시커먼 게 날아 다니니 나는 빗자루를 집어 들고 쫓아가 휘둘러 보았다. 급히 무언가를 꼭 찾아야 해서 온 것처럼 이쪽 저쪽 날아가보더니 전등에 가까워진 뒤로는 동선이 짧아지면서 그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빗자루를 휘저어 창문쪽으로 가게 해보았는데 소용이 없었다. 순간 떠오른 생각은 이 나방이 자발적으로 나가게 하는 법. 불을 끄는 것이었다. 불을 끄고 나자 안은 깜깜해졌고, 다만 해가 지고서 남긴 저녁 노을로 아직은 밝은 바깥의 저녁 공기만이 창밖으로 푸르게 보였다. 창문을 더 열어 젖히고 어둠 속에서 기다렸다. 창문을 닫고 다시 불을 켜니 나방은 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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