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일 금요일
하루 종일을 논문과 분석의 막힌 지점들에서 불안하게 서성거렸다. 이런 순간들에 이제는 자주 와 보았으니 어느 길목에서 감정을 놓지 않아야 하는지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 '바닥'의 지점이 느껴졌을 때 잠깐 집앞 장터에 나가 음식쓰레기를 버리고, 새로 나온 여린 파 한대를 사왔다. 저녁으로 파랑 양파 마늘을 넣어 부침개를 하고 지난번 엄마께서 보내주신 냉이된장무침을 넣은 된장국을 끓였다. 은수가 맛있게 먹는 모습이 그저 좋았다. 하루 열시간 가까이를 떨어져 있다가 식구들에게 집밥을 먹일 때가 하루 중 가장 보람있을 때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밥을 해먹는 이 '티 나지 않는' 일이 나의 존재감을 가장 크게 해준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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