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8일 화요일

복도에 부는 바람

쌀을 가지러 창고에 갔다 오다가 현관 앞에 서서 문득 통로를 통해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간만에 내리는 비 덕분에 청량감이 더해진 바람은, 좁은 복도를 통과하면서 더욱 빨라지고 힘이 실어져 있었다. 쌀통을 들고 잠시 바람을 맞으니 스쳐지나가는 바람결이 얼굴을 어루만지며 '시간은 흘러' 라고 잽싸게 속삭였다. 위안이면서 동시에 경고였다. 어두운 복도 끝에 5월의 푸르름이 단비에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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