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6일 목요일
몇 주 전부터 빈 아래층 집은 현관까지 비닐로 막은 채로 공사중이다. 앞을 지나는데 접착제 냄새같은 것이 진하게 난다 - 나무판으로 복도를 까는 뉴욕의 아파트임에도 나는, 그것을 '장판 까는 냄새'라고 받아들인다. 오랫동안 지금 이맘때를 상상해왔지만, 내가 그린 새출발의 모습은 이것이 아니었다. 장판마저 다 뜯어냄으로써, 우리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움이 마치 엊그제 내린 3월 중순의 폭설처럼 갑작스럽다. 이런 폭설도 이제는 익숙해질만도 하다. 그리고 분주하게 또 눈들은 치워질 것이다, 마치 새로운 출발이란 언제고 없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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