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7일 수요일

교동에 온 뒤로 찍은 사진들이 현상되어 나왔다. 지난 6개월의 시간은 말 그대로 '半 年 '의 것,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로 부풀어오르기 위한, 딱 1/2 크기의 반죽과도 같은 것이었나 보다. 익지 않은 반죽 상태의 것들, 날것들, 텁텁한 밀가루같은 것들이 Nikkomat만의 고유한 빛깔 속에 담가져 있다. 지난 반 년의 시간이 부풀어 익어가는 과정이 사진들을 통해 확인되기라도 한 양, 사진을 보고 난 마음이 한결 차분해졌다. 지나간 시간을 뒤돌아본다는 것은 마치, 제빵사가 오븐에 난 작은 유리창을 통해 빵이 구워지는 모습을 힐끔 쳐다보는 (척은 하겠지만 언제나 떨리는 마음으로 살피는) 것과도 같을까? 누군가의 일용할 양식이 될지도 모르는 그 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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