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3일 수요일

때론 나도 아멜리에같은 눈을 하고서, 마치 실수인것처럼 내 진심을 드러내고 싶어. 그래 은수야 니가 나를 찾아 울고 어디든 쫓아다닐 때는 마냥 신기하고 행복하다가도, 두려울 때가 있어. 지겹고 화가 날 때도 있어. 그냥, 이대로 걸어가다가 이만 삶을 접거나 -왜냐하면 나는 가장 행복할때 끝내고 싶으니까- 결혼이고 육아고 무엇보다 빌어먹을 자기실현이고 모두 이자리에 가만 두고 집을 나가버리고도 싶어져. 내일아침이면 내가 없는 거야! 어느날 갑자기 그냥, 내가 사라지는 상상. 아멜리에처럼, 어? 그런줄 몰랐다는 '듯한' 모습으로, 발랄하고 경쾌하게 저 검붉은 커튼 뒤로 춤추며 가는거야. 손을 흔들며, 빠이빠이. 그러면 은수는 손을 따라 흔들어대다가 이내 커튼까지 기어와 두드려대겠지. 아니, 나는 그래도 뒤돌아보지 않을거야. 울어도 소용없어, 귀를 틀어막고 나도 그냥 울어버릴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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