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7일 목요일

거울을 닮은 글쓰기

나는 내 매무새를 가다듬을 일이 아니면 굳이 거울을 보지 않는다. 그다지 경탄할만한 얼굴도 아닐뿐더러, 실없이 얼굴을 보다보면 낯설어지다못해 때로는 무서워지기 때문이다. 만 4세경부터 '마음이론'이 자리잡기 시작할 때 통과할 수 있게 된다는 Rough Test에서처럼, 거울은 내 허울을 되비쳐주어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거울에 비유했는데, 나의 글쓰기는 내가 생각하는 거울의 역할에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불행이도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해서 마무리 지을 때까지 똑같은 나로 머무르는 기분이다. 때로는 그 '똑같음'이 강화되기까지 한다.

립스틱 묻은 자기 얼굴을 거울에서 보고도 그대로 두는 3살배기 아이의 행동은 둘 중 하나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거울에 비친 것이 자신임을 알아보지 못한다. 둘째, 자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립스틱을 지우려 하지 않는다(왜? 글쎄...).

두 가지 해석은 나의 글쓰기 습관에도 적용해볼 수 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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